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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1학년 30만명 붕괴, 우리 아이 학교에선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슬기로운 초등교육

숫자를 들었을 때 솔직히 실감이 안 났다.

29만 8,178명. 2026년 초등 1학년 입학생 수다. 처음으로 30만명 선이 무너졌다고 뉴스가 떠들었는데, 아이 학교 등교 준비 시키면서 흘려듣고 넘겼다.

그런데 어느 날 학교 앞에 서다가, 아니 이게 보이더라.

1학년 교실이 몇 개였더라. 작년보다 한 반이 줄었나. 운동장이 예전보다 한가한 것도 같고.

30만명 붕괴 수치 요약

1년 사이 2만 6천명이 사라졌다

뉴스 찾아보니 수치가 꽤 충격적이긴 했다.

2025년에 32만 4천명이었는데 2026년에 29만 8천명이 됐다. 1년 만에 8%가 줄었다. 교육부가 30만명 붕괴를 2027년으로 예상했는데 1년 앞당겨진 거란다.

앞으로가 더 빠르다. EBS 뉴스 보도를 보면 2030년엔 23만명대, 2031년엔 22만명 선까지 내려간다는 전망이 나와 있다. 불과 5년 사이에 지금보다 4분의 3이 되는 거다.

아이 학교가 서울 도심에 있어서 우리는 그나마 체감이 덜할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찾아보니 서울도 올해 역대 최저 수준이란다. 강남·목동 같은 학군지를 제외하면 1학년이 1~2반밖에 안 되는 학교가 속출할 거라고.

지방은 더 심하다. 광주, 충북, 전남은 올해 광역 단위 초등 1학년이 1만명 이하로 떨어진 첫 해가 됐다.

학교에서 실제로 달라지는 것들

그래서 이게 내 아이한테는 어떻게 실감이 나냐고 물으면.

일단 학급당 학생 수가 줄어든다. 세종시는 올해 초등 1학년을 학급당 20명으로 배치했다고 한다. 2023년 기준 전국 평균이 21.6명이었으니 더 내려가는 방향이다.

학급이 작아지면 당연히 좋을 것 같은데, 실은 복잡하다.

좋은 점은 있다. 선생님이 각자를 더 들여다볼 수 있다. 국내 연구에서도 학급 규모가 줄수록 개별화 수업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난다는 결과가 있다. 아이가 좀 느리거나 조용한 편이라면 오히려 더 챙겨질 수 있다.

근데 또래 문제가 있다.

한 학년에 두 반이면, 어느 한 아이랑 잘 안 맞는다고 해도 달리 갈 데가 없다. 관계 갈등이 생겼을 때 “옮겨갈” 반이 없는 거다. 아이 사이에서 또래 관계가 얼마나 복잡하고 예민한지 잘 알 텐데, 그 선택지가 줄어드는 건 솔직히 걱정이 된다.

소규모 학급의 좋은 점과 걱정되는 점

그리고 교원 정원도 줄고 있다. 올해 공립 초등학교 교사 정원이 작년보다 2,124명 줄었다. 선생님이 줄면 결국 남아 있는 선생님이 더 많은 걸 담당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농촌이나 소규모 학교로 가면 상황이 더 달라진다. 두 학년을 한 교실에서 한 선생님이 동시에 가르치는 복식학급이 늘고 있다. 경북 한 지역에서만 150개 학급이 그렇게 운영된다고 한다. 교사도 힘들고, 학생도 어수선하다.

선생님도 알고 있다, 정부도 알고 있다

이게 갑자기 생긴 일이 아니라 이미 예견된 거라서, 대응책들도 나오고 있다.

올해부터 늘봄학교가 전면 확대됐다. 오전 7시부터 저녁 8시까지 돌봄이 되는 거니까 맞벌이 가정에선 숨 트이는 변화긴 하다. 초등 3학년부터는 방과후 프로그램 바우처도 생겼다. (3학년 된 우리 집은 해당됐다. 이건 진짜 나중에 따로 쓸 내용이다. 모르시는 분이 생각보다 많더라.)

학교 소규모화에 대응해 초중을 한 건물에서 같이 운영하는 통합운영학교도 늘고 있다. 전교생이 100명 안팎인 작은 학교에서 전교생 오케스트라를 운영하거나, 해외 학교랑 국제 공동수업을 하는 사례도 있다. 서울 중현초 같은 데가 그런 케이스인데, 규모가 작아서 오히려 뭔가를 할 수 있는 거라는 게 신기하기도 했다.

뭐, 이게 다 잘 된다는 건 아니다. 통합운영학교도 현장에선 학교급별 문화가 다르고 예산 배정이 따로따로여서 협력이 쉽지 않다는 얘기가 많다.

학교 소규모화 대응 정책 3가지

그래서 내 아이 학교는

주제가 너무 크다 보니 정작 내 아이 학교 이야기로 돌아오면 어디서 어떻게 봐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

경쟁이 줄어드는 거 아니냐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건 좀 다른 얘기 같다. 아이는 줄었어도 대입 자리 수는 거의 그대로다. 오히려 아이 수가 줄수록 남은 자리를 차지하려는 경쟁이 달라지는 것이지, 사라지진 않는다. 전에 초등 사교육이 왜 더 치열해지는지 쓴 글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했는데, 그게 이 맥락이랑 연결이 됐다.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다. 학교 안에서 아이가 어떤 친구들과 어울리는지, 선생님과 어떻게 지내는지 조금 더 자주 물어보는 거 정도다. 학급이 줄면서 관계가 촘촘해진 만큼, 사이가 틀어졌을 때 더 눈에 띄기도 할 테니까.

어쨌거나 학교가 바뀌고 있는 건 맞다. 우리 때랑은 다르다.

그게 다 나쁜 건지는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