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 수업 안내문이 왔다.
아, 이거 가야 하는구나. 날짜 확인하고 캘린더에 넣었다.
그게 전부였다.
뭘 보러 가는 건지, 어디 서 있어야 하는 건지, 수업 중에 아이랑 눈 맞춰도 되는 건지. 그런 생각은 딱히 안 했다. 가서 보면 알겠지, 다른 엄마들 따라 하면 되겠지.
그렇게 처음 참여 수업에 갔다.

막상 교실 복도에 서 보니
복도가 생각보다 좁았다.
엄마들이 줄지어 서서 교실 창문 너머로 들여다보는 구조였는데, 나는 그냥 다들 하는 대로 좋은 자리 하나 차지하고 섰다.
수업이 시작됐다.
아이를 찾았다. 발견했다. 앉아 있다. 칠판을 보고 있다.
… 그다음엔 뭘 봐야 하는 거지?
처음 5분은 아이 얼굴만 봤다. 그다음 5분은 선생님을 봤다. 그다음 5분은 또 아이를. 그러다 옆에 있는 엄마 얼굴도 좀 봤다. 참관록을 받아서 뭔가 써야 했는데 딱히 쓸 말이 없었다.
40분이 그렇게 지나갔다.
아이는 한 번도 손을 들지 않았다.
집에 돌아오면서 그게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집에 와서 한 말
“발표 왜 안 했어?”
아이 반응은 “몰랐어”였는데, 솔직히 그 말이 뭘 뜻하는지도 몰랐다. 몰라서 못 한 건지, 하기 싫어서 안 한 건지.
어쨌거나 나는 그날 저녁, 발표를 안 했다는 것 하나를 붙잡고 한참을 이야기했다.
아이 표정이 점점 굳어가는 걸 봤는데도.
지금 생각하면 그게 좀 미안하다.
공개수업은 발표 잘 하는지 확인하러 가는 자리가 아니었는데.

그다음부터 달리 봤다
두 번째 참여 수업 때는 좀 달랐다.
아이 표정을 봤다. 발표를 하냐 안 하냐가 아니라, 표정. 수업 내내 어떤 얼굴인지.
즐거워 보이는지, 지루해 보이는지, 선생님 말에 반응하는지.
그리고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
이게 진짜였다.
수업 중엔 자리에 앉아 있느라 전부 안 보이는데, 쉬는 시간에는 숨겨뒀던 게 다 나왔다. 누구한테 달려가는지, 어떤 친구들이랑 뭘 하는지, 혼자 있는지 여럿이 있는지.
그날 아이는 수업이 끝나자마자 구석 친구한테 뛰어가더니 뭔가 귓속말을 했다.
그 친구가 웃었다.
아이도 웃었다.
그거 하나만 보고도 충분했다. 학교에서 그냥 괜찮게 지내고 있구나, 싶었다.
집에 돌아와서 이번엔 달리 말했다
“오늘 수업 어떠셨어요?” 가 아니라 “오늘 수업 어땠어?”
아이가 먼저 말했다. 오늘 국어 시간에 이런 거 했는데, 모둠이 어쩌고저쩌고.
한참 떠들었다.
내가 특별히 잘 유도한 것도 아니었다. 그냥 지적 안 하고 들었을 뿐인데.
나중에 생각해보니까, 참여 수업 다녀온 날 아이한테 제일 먼저 필요한 건 “엄마 왔어” 그 자체였던 것 같다. 뭘 잘하고 못하고보다.

어쨌거나
참여 수업은 연 1~2번밖에 없다.
그 짧은 시간에 아이의 학교생활 전부를 다 볼 수는 없다.
근데 발표 여부 하나 붙들고 집에서 한 시간 이야기하는 것보다,
쉬는 시간에 친구랑 웃는 얼굴 하나 보고 오는 게
그날 저녁을 훨씬 편하게 만들어주더라.
처음 갔을 때 그걸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뭐, 지금에야 알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