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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여름방학 안전사고, 해마다 이맘때 뉴스에 나오는 이유

슬기로운 초등교육

뉴스에서 또 그 멘트가 나왔다.

“물놀이 안전사고 주의하셔야겠습니다.” 작년에도 들었던 것 같은데. 아니, 재작년에도 들었다. 초등 여름방학 안전사고 관련 멘트는 매년 6월 말쯤이면 똑같은 톤으로 똑같이 나온다. 처음엔 그냥 매년 하는 캠페인성 멘트인가 했는데, 곱씹어보니 좀 이상했다.

매년 같은 시기에 같은 경고가 반복된다는 건, 매년 비슷한 사고가 실제로 반복된다는 뜻 아닌가.

아이가 방학을 손꼽아 기다리는 걸 보면서 그 생각이 자꾸 걸렸다. 그래서 찾아봤다.

여름방학 안전사고, 왜 하필 이 시기에 매년

찾아보니 이건 느낌이 아니라 통계로도 확인되는 거였다.

한국소비자원이 매년 내는 「어린이 안전사고 동향 분석」을 보면,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에 접수되는 만 0~14세 어린이 안전사고가 매해 2만 건 안팎으로 꾸준히 보고된다고 한다. 2022년 기준으로는 21,462건, 전체 안전사고의 27.5%였다.

그러니까 어린이 사고 자체가 원래 적지 않다는 거고, 거기에 여름방학이 끼면서 변수가 하나 더 붙는다. 한국소비자원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고 야외활동이 늘면서 교육시설·스포츠·레저시설 같은 “야외” 사고 비중이 다시 올라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등하교와 실내 학습 위주로 흘러가던 일상이 방학이 되면 물놀이, 야외활동, 자유시간으로 확 바뀐다. 통계가 몰리는 구간과 일상이 바뀌는 구간이 그대로 겹치는 거다.

행정안전부가 매년 6월부터 9월까지를 “여름철 수상안전관리 대책 기간”으로 따로 정해서 물놀이 인명피해를 집계한다는 것도 이번에 알았다. 매년 이 시기에 사고가 몰린다는 걸 행정 체계 자체가 전제하고 있다는 얘기다.

뉴스 멘트가 매년 똑같았던 게, 매년 같은 일이 진짜로 일어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는 걸 그제야 알았다.

여름방학 동안 늘어나는 어린이 안전사고 3가지를 핵심

물놀이, 구명조끼만 입히면 끝나는 게 아니더라

물놀이가 제일 걱정이었다. 아이는 물에 들어가면 정신을 못 차린다. 구명조끼만 입히면 안심해도 되는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그게 절반밖에 안 맞는 얘기였다.

행정안전부와 국민재난안전포털이 안내하는 물놀이 안전수칙을 정리하면 이렇다.

  • 구명조끼는 사타구니 쪽 안전벨트(생명줄)까지 채워야 한다. 그냥 위에만 걸치면 물에 빠졌을 때 조끼가 위로 빠져버린다.
  • 보호자가 시야에서 놓치는 “사각지대”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 잠깐 짐 정리하는 사이가 제일 위험하다.
  • 어른이 먼저 들어가서 바닥 상태, 수온, 유속을 확인한 다음 아이를 들어가게 한다.
  • 안전요원이 있는 곳을 우선으로 고른다.

구명조끼 벨트 부분은 진짜 처음 알았다. 그동안 그냥 입혀만 놓고 안심했던 게 좀 머쓱했다.

여기서 더 마음이 쓰인 통계가 있다. 2021년 아동안전사고 사망자 수는 183명으로 전년보다 38명 줄었는데, 그중 익사 사망자는 24명에서 28명으로 오히려 늘었다고 한다. 전체적으로는 줄어드는 흐름인데 익사만 거꾸로 간다는 게, 물놀이 시기 안전관리가 여전히 빈틈이라는 신호 같았다.

그렇다고 이 숫자에 너무 짓눌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줄일 수 있는 빈틈이 어디인지가 보였다는 게 오히려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교통사고, 방학인데 왜 등하교 시간이 아닌 데서도 걸리나

물놀이만 생각했는데, 교통사고 자료를 보다가 또 의문이 하나 생겼다.

보험개발원 자동차보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분석에 따르면, 어린이(만 13세 미만) 교통사고 피해자는 8만 3,088명으로 전년 대비 4.4% 줄었다. 줄었네, 했는데 바로 다음 줄에 인구 1,000명당 피해자 수는 19.4명으로 전년(18.8명)보다 오히려 늘었다고 적혀 있었다. 어린이 인구 자체가 줄어든 걸 감안하면, 아이 한 명이 처한 위험은 줄지 않은 거였다.

그러면 학교 갈 일도 없는 방학에는 왜 사고가 줄지 않을까. 이 자료는 어린이 교통사고가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5월과 방학·휴가철인 8월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등하교 시간이 사라지니까 안전해질 거라고 생각했다. 아니다, 정확히는 위험한 시간대가 줄어드는 게 아니라 하루 종일로 펴지는 거였다. 스쿨존 사고의 약 84%가 보행 중 발생했고, 하교 후 활동 반경이 넓어지는 오후 3~5시에 몰린다는 통계가 있었는데, 방학이 되면 그 “활동 반경이 넓어지는 시간”이 그냥 하루 전체가 되어버리는 거다. 등하교가 없으니 안전하다는 건 내 착각이었다.

실종, 이건 사고가 아니라 그냥 사람 많은 곳의 문제였다

여름이 되면 워터파크, 해수욕장, 캠핑장처럼 평소보다 사람이 몰리는 곳에 갈 일이 많아진다. 그리고 그런 곳에서 아이를 잠깐 놓치는 순간이 제일 무섭다.

경찰청이 운영하는 “지문 등 사전등록제”를 이번에 처음 제대로 찾아봤다. 18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지문, 사진, 보호자 인적사항을 미리 경찰청 시스템에 등록해두는 제도다. 실종이 생기면 등록된 정보로 빠르게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등록은 가까운 경찰서나 지구대 방문, 국번 없이 182 전화, 정부24 안전Dream 사전등록 홈페이지나 앱으로 가능하다. 시행 이후 매년 늘던 실종신고 건수가 줄어드는 추세라는 보도도 있었다. 효과가 있다는 얘기다.

아직 등록을 안 해놨다. 이번 방학 가기 전에는 해야겠다 싶었다.

물놀이 전 꼭 챙겨야 할 4가지

그래서 결국 뭘 챙겨야 하나

여기까지 찾아보고 나니, 결국 정리되는 건 세 가지였다.

물놀이는 구명조끼 벨트까지 제대로 채우고, 보호자 시야를 놓치지 않는 것. 교통은 등하교가 없는 방학에도 위험한 시간대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늘어진다는 걸 알고, 자유시간 보내는 아이한테 보행 약속을 한 번 더 짚어주는 것. 실종은 사람 많은 곳에 가기 전에 지문 사전등록을 해두고, 만남 장소를 미리 정해두는 것.

소방청도 교육부와 함께 여름방학을 앞두고 초등학교 대상으로 물놀이, 응급처치 같은 안전교육을 집중적으로 한다고 하니, 학교에서도 어느 정도는 챙겨주는 부분이 있겠다 싶긴 했다. 그래도 집에서 한 번 더 짚어주는 거랑 안 짚어주는 거는 다를 거다.

매년 같은 멘트가 뉴스에 나오는 이유를 알고 나니, 이상하게 마음이 좀 가벼워졌다. 막연히 무서운 게 아니라 어디를 챙기면 되는지가 보였으니까.

이번 방학엔 지문등록부터 하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