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말이 되니 단체 채팅방에 캠프 얘기가 하나둘 올라오기 시작했다.
누구는 영어캠프 신청했다고 하고, 누구는 늘봄학교로 충분하다고 하고. 다 같은 학년인데 가는 방향이 이렇게 다를 일인가 싶었다.

사실 처음엔 “캠프는 다 비슷한 거 아닌가” 했다.
아니다. 며칠 찾아보니 늘봄학교부터 지자체 캠프, 사설 영어캠프까지 가격도 신청 시기도 완전히 다른 세계였다. 그걸 모르고 있었던 게 더 신기할 정도였다.
캠프 종류부터 비용까지, 알아보니 세계가 달랐다
캠프라고 하면 보통 기숙형 영어캠프부터 떠올렸는데, 막상 들여다보니 갈래가 훨씬 많았다.
국내 특목고나 국제학교가 운영하는 기숙형 영어캠프는 20일 안팎에 참가비가 350만~400만 원대, 해외로 나가는 영어캠프는 4주 기준 400만 원에서 많게는 1,300만 원까지 벌어졌다. 한국일보 보도에 나온 사례들인데, 숫자만 보면 입이 좀 벌어진다. 같은 영어 관련이라도 사설 어학원 통학형 특강은 3주에 약 200만 원이라고 하니, “영어캠프” 한 단어 안에 200만 원짜리와 1,300만 원짜리가 같이 들어 있는 셈이었다.
영어캠프만 그런 게 아니었다. 국립중앙과학관은 초등 4~6학년 대상으로 전통과학·인공지능(AI) 같은 주제의 과학캠프를 매년 운영하고, 서울시교육청 융합과학교육원이나 경남교육청 경남수학문화관처럼 지역 교육청이 직접 운영하는 과학·수학 캠프도 있었다.
| 구분 | 늘봄학교/지자체 | 사설 캠프 |
|---|---|---|
| 비용 | 무료~3만 원대 | 20만 원대(특강)~1,300만 원(해외) |
| 신청 경쟁 | 비교적 여유(인기 테마는 조기 마감) | 인기 캠프는 접수 즉시 마감 |
| 프로그램 다양성 | 과학·진로·체험 중심 | 영어·교과 선행 등 목적 특화 |
| 관리 인력 | 공공기관 기준 운영 | 기관별 편차 큼 |
서울시 청소년 동행캠프는 4학년 이상 초등학생부터 중학생까지 참가비가 1인당 3만 원(1주 과정은 1만 5천 원)이었다. 미래과학·환경생태·진로탐색 등 약 270여 개 테마로 2주간 운영됐다니, 사설 영어캠프 한 자릿수 비용으로 이만큼 다양한 프로그램을 듣는 셈이다.
교육부 사교육비조사에 따르면 어학연수비가 전년 대비 4배 이상 늘었고, 그중 초등생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가격 차이가 이 정도면 왜 다들 그렇게 영어캠프에 몰리는지, 그리고 왜 그게 부담으로 느껴지는지 동시에 이해가 됐다.
늘봄학교, 그래도 사설 캠프를 보내는 이유
여기서 한 번 멈췄다. 늘봄학교는 그냥 방학 때 아이 맡기는 곳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2026년부터는 ‘온동네 초등돌봄·교육’으로 확대 개편된다고 한다. 초1~2학년은 성장·발달 중심 프로그램을 무료로 받고, 초3~6학년은 미래역량·진로탐색 프로그램이 준비된다는 내용이었다. 우리 아이 학년에는 연 50만 원짜리 방과후 프로그램 이용권도 지원된다는 걸 보니, 이건 좀 의외였다. 방학 중에도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는 학교 사례까지 확인되니, 일과를 통째로 채워주는 구조라는 뜻이었다.
그렇다면 늘봄이 이렇게 잘 갖춰져 있는데, 굳이 비싼 사설 캠프를 보내는 이유는 뭘까. 답은 학부모 인터뷰에서 어느 정도 짐작이 갔다. “다른 아이들도 다 학원을 가는데 내 아이만 집에서 놀게 할 순 없는 노릇”이라는 말과 “방학 때 학원비가 두 배 더 든다”는 말이 같은 기사에 나란히 있었다.
비교가 만드는 조급함, 그리고 그 조급함 때문에 두 배로 드는 돈. 솔직히 이 두 문장이 사설 캠프 시장이 왜 이렇게 큰지를 다 설명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여러 학년이 섞여 있다 보니 체계적인 관리가 안 됐다”는 참가 학부모 불만도 확인됐다. 비싸다고 다 만족스러운 것도 아니라는 얘기다.
캠프 고르기 전에 확인해야 할 것들
종류와 비용을 파악했으니 이제 실제로 고를 때 뭘 봐야 하는지가 남았다. 인솔교사 자격과 응급처치 교육 여부, 인솔교사 1인당 학생 비율, 알레르기나 복용약 사전 등록 절차가 있는지가 가장 먼저 볼 항목이었다.
일정도 중요했다. 출발·복귀 시각과 DAY별 활동이 구체적으로 공개되는지를 보라는 조언을 봤다. “우리 아이 지금쯤 뭐 하고 있을까”를 가늠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을 보고 나니, 막연한 일정표만 주는 캠프는 일단 걸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용 쪽은 기본 참가비에 포함된 항목과 추가 비용(휴게소 자유식 등)을 구분해서 보는 게 핵심이었다.

한 가지 더,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이 전국 청소년수련시설을 7개 분야로 정기 점검하고 그 결과를 ‘이청소년(youth.go.kr)’에서 조회할 수 있다고 한다. 사설 캠프라도 등록·점검받은 곳인지 거기서 확인해보면 신뢰도를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캠프 하나 고르는 데도 확인할 게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
결국 우리 집은 이렇게 정했다
학사일정부터 먼저 확인했다. 여름방학이 보통 7월 중순~말 시작, 8월 중순~말 또는 9월 초 개학으로 잡힌다고는 하지만 학교마다 1~2주씩 차이가 난다고 하니, 알림장으로 정확한 날짜를 받기 전까지는 캠프 신청을 미뤘다.
그다음엔 늘봄학교 일과를 기본 축으로 깔고, 지자체 과학캠프나 체험 프로그램을 1~2개 끼워 넣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여름방학 늘봄학교를 정리해본 적이 있는데, 그때 알아둔 신청 방법이 이번에도 그대로 도움이 됐다. 사설 영어캠프는 이번엔 보내지 않기로 했다. 비싸서가 아니라, 아직 우리 아이한테 그 정도 몰입형 프로그램이 필요한 시점인지 확신이 없어서다. 여름방학 학원 등록 때 세운 기준이 캠프 선택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다 맞는 선택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이번엔 가격표만 보고 결정한 게 아니라, 뭐가 있는지 다 펼쳐놓고 골랐다는 것 정도는 됐다.
이제 학교 알림장 날짜 나오면 그때부터 진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