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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립초 8대 1 경쟁, 나는 넣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슬기로운 초등교육

주변 엄마들 사이에서 슬슬 이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사립초 넣을 거야?”

아이가 한국 나이로 여섯 살이 되는 해부터였다. 근데 그때는 솔직히 별로 실감이 안 났다. 내가 다닌 학교도 공립초였고, 주변에 사립초 다닌 친구가 없었으니까. 그게 어떤 세계인지, 어떻게 들어가는 건지도 몰랐다.

그러다 어쩌다 검색을 시작했고.

뭔가 좀 달랐다.

서울 38개 사립초 2026학년도 경쟁률

8대 1이라는 숫자가 실제로 의미하는 것

2026학년도 서울 38개 사립초 평균 경쟁률이 약 8.2대 1이다.

정원 3,614명에 지원자 29,488명. 들어가고 싶은 애 10명 중 1명 남짓만 뽑는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강남·서초·송파 쪽 학교들은 이보다도 높다.

근데 이게 좀 이상하다 싶었다.

준비해서 올라가는 게 아니라 추첨이라서. 2026학년도부터는 「사립초 입학포털(kspesa.com)」에서 원서 접수부터 추첨·등록까지 전 과정이 온라인으로 돌아간다. 이전에는 학교마다 자체 접수에 심층 심사까지 있었던 곳도 있었는데, 지금은 서울시교육청이 주도하는 전산 추첨 방식으로 일원화됐다. 유튜브로 생중계까지 한다.

그러니까 사실상 로또다.

조금 허탈하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그게 더 공평한 거라는 생각도 들고. 둘 다였다.


사립초를 보내고 싶어지는 이유들

알아보다 보니 이해가 됐다. 왜 이 경쟁률이 나오는지.

공립초는 영어 수업이 3학년부터 시작된다. 주 2~3시간이다. 사립초는 1학년부터 영어를 가르치고, 학교에 따라서는 한국어 담임과 영어 담임이 따로 있는 이중 언어 담임제를 운영하기도 한다. 영어 하나만 봐도 시작점이 다른 거다.

거기다 하교 시간이 오후 3~4시 반으로 공립초보다 두 시간 이상 늦다. 스쿨버스도 운영한다. 맞벌이 가정 입장에서는 오후 1시에 끝나는 공립초 스케줄이 현실적으로 힘든데, 사립초 구조가 그 공백을 채워주는 측면이 있다.

그리고 같은 재단 중학교로 연계 진학이 되는 학교들이 있다. 학군 배정 뺑뺑이 없이 쭉 올라갈 수 있다는 것. 아이가 초등 입학할 때부터 중학교까지 그림을 그리는 부모들한테는 이게 크게 보일 수밖에 없다.

사립초 vs 공립초

근데 돈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솔직히 이게 제일 현실적인 문제다.

서울 사립초 수업료는 분기당 144만 원에서 235만 원 사이다. 연간으로 치면 약 576만 원에서 940만 원. 여기에 스쿨버스비가 분기당 45만~50만 원, 방과후 활동비까지 더하면 연간 실질 지출이 1,000만 원을 가볍게 넘는다. 학원 같은 사교육을 함께 돌리면 1,500만 원 이상 나오는 집도 있다.

6년이다.

나는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잠깐 멈칫했다. 솔직히 조급함보다 계산기를 먼저 두드리게 됐다.

아이가 이 환경에서 더 잘 클 수 있을까, 라는 질문보다 이 비용을 6년 동안 유지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이 앞섰다. 그리고 그 질문 자체가 어느 쪽으로 가야 하는지를 조용히 알려주는 것 같기도 했다.


“사립초가 더 좋다”는 말, 어디까지가 맞는 걸까

서울대에서 나온 연구가 있다. 중1 성적에 사립초 효과가 미미하고, 부모의 참여가 더 중요하다는 내용이다. 사립초 출신 아이들의 이후 성취가 높게 보이는 건 학교 자체 효과라기보다 가정 환경의 영향일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물론 이게 “사립초는 의미 없다”는 뜻은 아니다. 환경과 프로그램이 실제로 다른 건 맞으니까. 근데 “사립초에 보내야만 뒤처지지 않는다”는 건 아니라는 거다.

학군이 좋은 동네 공립초, 거기다 아이한테 맞는 학원 조합으로 비슷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목동이나 대치, 중계 쪽 공립초가 그렇다는 이야기다.

어느 쪽이 맞다고 잘라 말하기 어렵다. 결국 어떤 환경이 이 아이한테 맞는지, 그리고 그 비용을 감당하면서 가정이 흔들리지 않는지가 더 중요한 질문인 것 같다.

사립초 입학 준비

지원한다면 이것만은 챙겨두자

로또라고는 해도, 챙겨야 할 것들은 있다.

원서 접수는 매년 11월 초 1주일 남짓이다. 사립초 입학포털(kspesa.com)에서만 접수하고, 1인당 최대 3개 학교까지 지원할 수 있다. 추첨 결과는 문자로 온다. 불합격 시에도 예비 순번이 나오는데, 등록 포기자가 생기면 추가 합격이 가능하니 결과 나온 후에도 한동안은 확인을 해두는 게 낫다.

그리고 사립초 결과가 나오기 전에 공립초 입학 신청도 병행해서 진행해 두는 게 기본이다. 추첨이 다 끝나고 나서 허둥대지 않으려면.

10월 전후로 각 학교가 입학설명회를 연다. 직접 가보면 교육 철학이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지원 학교를 좁히는 데 도움이 된다. 스쿨버스 노선이 우리 집을 지나는지도 미리 확인해 두는 게 좋다.

서울 사립초 입학 일정 4단계

결국 뭘 선택하든

어쨌거나 결론은 하나다.

어느 학교가 좋은지보다, 이 아이한테 어떤 환경이 맞는지가 먼저다. 그리고 그 선택이 6년 동안 가정 전체에 어떤 부담을 주는지도 같이 봐야 한다. 사립초도 공립초도 틀린 선택은 없다. 그냥 각자한테 맞는 선택이 있을 뿐이다.

나는 일단 넣어보고 싶다는 쪽이었다.

떨어지면 공립초 가면 되니까. 어차피 추첨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