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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사교육, 아이는 줄었는데 왜 경쟁은 더 치열해지는 걸까

슬기로운 초등교육

초등 1학년 입학생이 올해 처음으로 30만 명 아래로 내려갔다는 기사를 봤다.

298,178명. 숫자가 딱 저렇게 붙어 있었다.

처음엔 그냥 넘겼다. 어차피 저출산이 오래된 이야기니까. 근데 기사를 좀 더 읽다 보니 이상한 거다. 아이 수는 줄었는데 사교육비는 오히려 늘었다는 것이다. 2024년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이 29조 2천억 원. 4년 연속 역대 최고치라고 한다.

아이가 적어지면 경쟁도 줄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더라.

학령인구 감소와 사교육비 증가 비교

학령인구 감소 속에서도 초등 사교육비가 느는 이유

왜 그런 건지 이래저래 찾아봤다.

구조가 이렇다. 아이 수는 줄었지만 상위권 대학 정원은 거의 그대로다. SKY 정원은 안 줄고, 의대 자리는 여전히 좁다. 줄어드는 건 아이 수인데, 자리는 그대로니까 경쟁률이 완화될 리 없다.

오히려 요즘은 N수생 비율이 역대 최대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재수생까지 경쟁에 끼어들면 현역은 더 힘들어지는 구조다.

거기다 자녀 수가 줄어들수록 한 아이에게 쏟는 교육비가 늘어나는 현상도 있다. “하나밖에 없으니까 최대한 해주고 싶다”는 마음. 어쩌면 나도 그런 마음이 없다고 할 수 없다.

통계청 조사 결과를 보면 초등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44만 2천 원이라고 한다. 10년 전보다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었다는 것이다. 참고로 이건 평균이다.

대치동 이야기가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닌 이유

솔직히 나는 대치동 학원가 얘기가 우리랑 별 상관없는 줄 알았다.

우리 아이가 지금 초등 3학년이니까 아직 멀었다고 생각했거나, 아니면 그냥 흐린 눈으로 지나쳤거나.

근데 찾아보다가 알게 됐는데, 대치동 초등 4학년 기준 월 학원비가 평균 155만 원이라는 거다. 수학, 영어, 국어, 논술, 예체능 합치면 매일 학원을 다니는 구조가 나온다고.

거기다 의대 열풍이 이제 초등학교까지 내려왔다고 한다. “초등 3학년부터 준비하면 늦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는 것이다.

그 말을 읽고 잠깐 멈칫했다.

지금 3학년인데.

아니다, 다시 생각해 보면 이건 불안을 조장하는 쪽의 이야기다. 학원 마케팅이 저연령화하는 것이지, 실제로 초등학교 때 특정 학원을 다녀야 의대를 가는 건 아니다. 그냥 시장이 그렇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학원 시장 주요 수치 강조

학원이 사라지는 곳, 학원이 커지는 곳

더 흥미로운 건 학원 시장이 단순히 줄어드는 게 아니라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거다.

지방이나 서울 비강남권의 소규모 학원들은 학생이 줄면서 버티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반면 대치동 대형 학원들은 오히려 성장 중이라고 한다.

아시아경제 기사에 따르면 서울의 학원·교습소 수는 2만 8천여 개인데 개설 과목 수는 33만 9천 개가 넘는다. 과목을 잘게 쪼개고, 연령별·수준별로 반을 세분화해서 추가 수강을 유도하는 방식이라는 거다.

그러니까 학원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더 촘촘하게 파고들고 있다.

이걸 알고 나니까 괜히 주변 학원 이야기가 다르게 들리기 시작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초등 의대반 이야기도 한 번 쓴 적이 있는데, 그 글에서도 결국 비슷한 결론이 나왔었다.

사교육 결정 전 확인할 3가지

그래서 지금 뭘 해야 하나

솔직히 이 글 쓰면서 내가 아는 게 많지 않다는 걸 계속 느꼈다.

경쟁 구조가 복잡하고, 시장도 복잡하고, 그 안에서 내 아이한테 뭐가 맞는 건지는 더 모르겠다.

통계청·교육부 사교육비 조사를 보면 소득 수준에 따른 사교육비 격차도 크다. 월소득 800만 원 이상 가구는 월평균 67만 원, 300만 원 미만 가구는 20만 원 수준이라고 한다. 주어진 조건 안에서 최선을 찾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게 현실이니까.

다만 하나는 알게 됐다. 경쟁이 치열하다는 뉴스가 나올 때마다 학원부터 알아봐야 한다는 조급함이 생기는데, 그 조급함이 어디서 오는 건지 한번쯤 들여다볼 필요는 있겠다 싶었다.

지금부터라도, 내 아이한테 맞는 속도를 찾아보는 거다.